ChangJo BBS


작성자
정재상
날짜
10/12/0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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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
제 목
 도서 : 그룹영성지도 : 분별을 위한 공동체, 로즈마리 도오티/ 이강학 교수 서평
 
 

북리뷰_<그룹영성지도: 분별을 위한 공동체>_로즈마리 도어티

(* 이 글은 <목회와 신학> 2010년 9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이강학 (GTU 기독교영성 박사, 장신대 강사)



영성지도는 만남의 형태에 따라 크게 일대일 영성지도와 소그룹 영성지도로 나눌 수 있다. 영성지도를 경험한 한국 개신교 목회자들은 어떻게 영성지도를 목회 현장에 접목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소그룹 영성지도이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 개신교 교회 내의 모임들은 일대일 보다는 소그룹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중보기도팀이나 성경공부 모임, 구역 모임 그리고 각종 리더모임들을 들 수 있다. 물론 일부 교회는 대학생 선교단체에서 많이 하던 일대일 성경공부를 교회에 도입해서 제자양육에 좋은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교회에서 교인들은 일대일 보다는 소그룹 모임에 더 익숙하다.



또, 목회자들이 일대일 보다는 소그룹 영성지도를 목회 현장에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일대일이라는 형식이 지니는 문화적, 구조적, 심리적 한계 때문이다. 한국의 목회 현장에서는 목회자가 평신도와 일대일로 지속적인 만남을 갖기가 쉽지 않다. 우선, 일대일로 돕기에는 대상이 너무 많고, 목회자가 그렇게 시간을 낼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또, 그런 일대일 만남을 둘러싸고 영성지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 가운데, 불필요한 오해와 잡음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영성지도의 만남은 목회상담의 경우처럼 문제가 해결되면 종료되는 만남이 아니다. 지도자와 피지도자가 합의하면 일평생 지속될 수도 있는 만남이다. 영적 성장, 즉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완성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의 영성생활을 돕기 원하는 한국 교회에 소그룹 영성지도는 좋은 대안이 된다.



그런데, 이제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영성지도를 소그룹으로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이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이 최근에 번역된 로즈마리 도어티의 <그룹 영성지도: 분별을 위한 공동체>(Group Spiritual Direction: Community for Discernment)이다. 가톨릭 수녀인 로즈마리 도어티는 샬렘 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동안 그룹 영성지도를 지도해왔다. <그룹 영성지도>는 그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참고로, 도어티는 2003년에 그룹 영성지도를 경험한 사람들의 글을 <The Lived Experience of Group Spiritual Direction>(그룹 영성지도의 실제 경험)이라는 제목으로 엮어냈는데, 이 책도 마저 번역되어 <그룹 영성지도>와 함께 읽으면 더욱 유용할 것이다.



그럼, 도어티가 소개하는 그룹 영성지도를 잠시 살펴보자. 제1장은 그룹 영성지도의 신학적이고 역사적인 배경으로 신약 성경의 성령공동체와 교회사의 영적 공동체들을 제시한다. “영성지도란 이런 영적 공동체를 설명할 수 있는 것 중 하나이다.” 제2장은 영성지도란 “함께하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신뢰하고 하나님의 사랑의 초대에 응답하도록 돕는 것이다” 라고 정의를 내린다. 아울러, 영성지도에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도자와 피지도자의 관계의 특징에 대해 설명한다. 제3장은 영성지도가 어떻게 분별에 도움이 되는 지를 설명해준다. 분별이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도록 하신 것을 보는 일”이다. 영성지도는 “더욱 분명하게 각자의 삶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4장은 그룹 영성지도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소그룹은 대체로 4-6명으로 구성되며, 일인당 나눔과 침묵, 반응을 포함해서 30분씩을 할애한다. 인도자를 정해서 기도하는 분위기를 유지하고, 시간관리를 하는 일을 맡긴다. 일년 동안 지속할 경우 10개월 동안 월1회 모임을 갖고, 나머지 두 달은 쉰다. 소그룹에 다음 해에도 계속 참여할 것인지는 쉬는 기간 동안 기도하며 자유롭게 결정한다.



제5장은 그룹 영성지도의 구성원인 참여자들과 인도자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한다. 제6장은 그룹 영성지도를 해나가는 동안 부딪힐 가능성이 있는 어려움들을 다룬다. 저자는 다양성의 존중이 문제의 해결에 필수적이며, 모든 어려움은 중보기도를 통해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제7장은 그룹 영성지도를 가능케 하는 것은 관상적 인식(contemplative awareness)의 훈련이라고 강조한다. 번역자는 여기에서 contemplation을 묵상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필자는 관상으로 수정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앞서 <영혼을 돌보는 영성지도>의 리뷰를 참고하기 바란다. 관상적 인식의 훈련은 침묵에 기초를 두고 있고, 하나님 알아차리기와 경청하기, 열린 마음으로 현존하기 등에 필수적이다. 아울러 매일의 삶을 성찰하기, 믿음(또는 신앙생활)을 나누기, 그리고 환대의 기도 등이 그룹 영성지도의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저자는 부록에서 그룹 영성지도의 실제를 요약해놓고 있으므로 짧은 시간에 그룹 영성지도의 개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영성지도를 유행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교회의 모든 소그룹을 그룹 영성지도 모임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질문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영성지도는 목회의 다양한 사역 가운데 근본적인 하나로서 기능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목회자들이 일대일이든 그룹의 형태이든 영성지도를 먼저 경험해보는 것이다. 영성지도를 소개하는 책들은 경험 없이 그냥 읽을 때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영성지도 자료들은 단순하게 비유하자면 마치 자동차 매뉴얼과도 같아서, 영성지도를 경험하지 않고 책만 읽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해보지 않고 매뉴얼만 읽는 것과 같다. 반대로, 영성지도를 경험하면서 이 자료들을 읽게 되면, 내용들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목회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분명하게 감을 잡게 될 것이다.



끝으로, 번역과 관련해서 몇 가지 언급할 것이 있다. <영혼을 돌보는 영성지도>와 동일한 사람이 번역을 했으므로, 여기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가능하다. 우선, 문학적인 차원에서 번역은 무척 부드럽고 이해하기 쉽게 잘되었다고 본다. 또한 영성지도의 경험적인 차원을 번역자가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몇 가지 영성학에서 중요한 용어들을 임의적으로 번역해서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대로 관상을 묵상으로 번역한 것이다. 둘째는, 167페이지에서 awareness를 “느끼기”로 번역한 것이다. 역자는 awareness를 번역할 때, “알아차림”이란 단어가 불교 명상에서 사용하는 용어라서 “느낌”으로 번역한다고 했는데, 필자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알아차림”이 불교에서만 사용하는 단어인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불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라고해서 정확하게 번역하지 않는다면, 그 번역을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겠는가? 또, “알아차림”이라는 좋은 단어를 왜 불교에 내어줘야 하는가라는 자존심 섞인 질문도 해보게 된다. 번역자가 영성에 있어서 혼합주의와 인본주의를 경계하려는 마음은 잘 이해가 되고 동의하지만, “관상”과 “알아차림”이라는 단어를 포기하면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 오역 수정

- 30-34페이지: 영문 표기를 한국어로 표기할 것

Marcella: 마르첼라

Francis de Sales: 프란시스 드 살레

Christian Life Community: 기독교 생활 공동체

Cursillo: 꾸르실료

Group Reunion: 그룹 리유니온 또는 재회

accountability meeting: 어카운터빌러티 미팅 또는 해명 모임

- 35페이지: “프렌드 교회” -> “퀘이커교회” 또는 “친구회”

- 35페이지: “Cleanness Committee" -> "Clearness Committee" 또는 명료위원회

- 47페이지: “그에게 있어서 사인이란” -> “그에게 있어서 표지란”

- 85페이지: “하나님의 감찰하심” -> “하나님 알아차리기”

- 98페이지: “추론의 시간” -> “성찰의 시간”

- 105페이지: “영적글쓰기” -> “영성일기 쓰기”

- 133페이지: “중보기도 모임” -> “믿음/기도나눔 그룹”

- 159페이지: “모의 영성지도” -> “영성지도 시범” 또는 리얼플레이

- 191페이지: “비록 중보기도의 태도가 영성지도에서 의식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런 체험으로만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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