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Jo BBS


작성자
정재상
날짜
10/12/0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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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도서 : 영혼을 돌보는 영성지도 , 틸든 에드워즈 서평(이강학)
 
 

북리뷰_<영혼을 돌보는 영성지도>_틸든 에드워즈



(* 이 글은 <목회와 신학> 2010년 9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이강학 박사 (GTU 기독교 영성 박사, 장신대 강사)



최근에 영성지도는 한국 개신교 목회자들이 목회상담을 이어 새롭게 관심을 갖는 사역이 되었다. 깊이 있는 영성생활을 추구하는 목회자라면, 기독교전통 안에 있는 다양한 기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곧 이어서 기도생활을 도와주는 사역으로서 영성지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 장로교의 대표적인 영성학자인 하워드 라이스는 <영성목회와 영적지도>라는 책에서 영성지도 사역이야말로 다양한 사역의 중압감에서 시달리는 현대 목회자들이 그 정체성을 재발견할 수 있는 초석이라고 강조한다. 영성지도는 일대일 또는 소그룹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목회자들 자신의 기도생활을 성찰하고, 평신도들의 기도생활을 도와줄 수 있는 중요한 사역이다. 영성지도는 현대 교회에 느닷없이 출현한 사역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에부터 시작해서, 사막의 영성, 수도원의 영성, 그리고 종교개혁의 영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던 전통에 깊이 뿌리내린 사역이다.



이 영성지도 사역을 이해하려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들이 있다. 외국서적들 가운데 이미 번역되어 있는 책들로는 윌리엄 베리와 윌리엄 코놀리의 <영적지도의 실제>, 케네스 리치의 <영혼의 친구>, 제네트 바크의 <거룩한 초대>, 제럴드 메이의 <영성지도와 상담>, W.폴 존스의 <영적지도의 이론과 실천> 등이 있다. 그리고 한국 개신교에서 나온 자료는 유해룡의 <기도 체험과 영적 지도>가 있다. 제목들에 나타나듯이 영성지도와 영적지도라는 표현이 함께 쓰이고 있는데, 영어로는 spiritual direction으로서 동일하지만, 번역할 때 용어가 아직 통일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영성지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위에 열거한 자료들은 각각 저자들의 신학적, 학문적 배경이 다양하고 초점이 다르기 때문에, 독자의 상황에 따라 도움이 되는 부분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영성지도 사역과 관련된 필독서가 또 한 권 번역이 되었다. 틸든 에드워즈의 <영혼을 돌보는 영성지도> (원제, Spiritual Director, Spiritual Companion: Guide to Tending the Soul)가 바로 그 책이다. 저자인 틸든 에드워즈는 성공회 목회자로서 북미지역에서 대표적인 영성지도 사역자이며, 그가 설립한 샬렘 연구소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영성지도 훈련 기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연구소는 영성지도 사역을 현대적으로 재발견하고 확산시키는데 오랜 기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이다. 영성지도자들의 국제적인 연례 컨퍼런스인 SDI (Spiritual Directors International)가 시작되는데 있어서 미국 서부의 Mercy Center 및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와 함께 큰 기여를 했다. 또한 익히 알려진 사역자들이 이 연구소에 참여하고 있는데, 제럴드 메이 (Gerald May)와 로즈 메리 도어티 (Rose Mary Dougherty)가 대표적이다. 제럴드 메이는 원래 정신과 의사지만 지금은 영성지도 사역자로 활동하며, 심리학에 기반을 둔 상담과 치료가 어떻게 영성지도와 다른지, 그리고 영성지도 사역자가 심리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이해할 지에 대해 그의 저서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가톨릭 수녀인 메리 로즈 도어티는 “그룹 영성지도”의 이론과 실제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영성지도 사역자이다.



영성지도의 자료들을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가 영성지도를 어떻게 정의 내리는가 하는 것이다. 틸든 에드워즈는 이 책에서 영성지도를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영성지도를 한다는 것은 단지 공적인 기도 생활이 아니다. 그것은 한 개인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운행하시는 성령님께 기도하며 귀 기울이고자 하는 열망을 지닌 두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만나는 것이다. 영성지도는 참 지도자이신 성령님, 인간인 지도자, 그리고 피지도자의 삼각관계이다. 이 관계를 이해하는 일은 성경 말씀이나 믿음의 선진들의 삶, 또 그들의 글을 통해 영성의 삶을 이해함으로 시작된다. 지도자는 영적인 순례의 길을 동행한다. 또한 피지도자의 삶 가운데 일어나는 사건들을 관통해 흐르는 물줄기와도 같은 성령님의 운행하심을 따라 피지도자와 함께 열린 마음으로 걷기 원하는 사람이다.” 이 정의에서 다음의 두 가지가 강조되고 있다. 첫째, 참 지도자는 성령이다. 이 말은 영성지도에서 지도자와 피지도자는 성령님께 온전히 의지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 지도자는 영적 동반자 (spiritual companion) 이다. 이 말은 지도자는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영적 순례를 함께 동행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지도자의 비지시적 태도, 비권위적 태도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영성지도의 비지시적, 비권위적 분위기는 한국 목회의 현장에서 적용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이 지시적이고 권위적인 태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령이야말로 영성생활의 진정한 지도자라는 것을 인식할 때 영성지도에 있어서 비지시적, 비권위적 태도는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영혼을 돌보는 영성지도>는 영성지도 사역을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 먼저 책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 보자. 제1장은 영성지도의 다른 표현인 영적우정의 신학적이고 역사적인 배경을 소개해준다. 제2장은 영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성령의 영향을 받은 영의 특징 일곱 가지, 즉 긍휼, 자유, 인식, 지혜, 갈망, 신뢰, 그리고 성찰 등을 제시한다. 제3장은 영적 경험에 대한 세 가지 차원의 인식 (즉각적/심령적 인식, 서술적 인식, 해석적 인식)을 소개하고, 분별에 대해 설명한다. 제4장은 전통 속에 있는 네 가지 영성 추구의 길 (헌신, 행함, 지식, 영적 싸움)을 소개하고, 주요 영성훈련들을 안내한다. 제5장은 영성지도자의 다른 표현인 영적 동반자가 지녀야할 자질들을 소개하고, 전통 속의 다양한 영성지도 모델들을 보여준다. 제6장은 영성지도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안내해준다. 제7장은 영성지도가 피지도자의 환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몇 가지 상황들 즉, 성별, 가정, 일터, 영적공동체, 문화, 종교, 지구촌, 자연, 신체 등을 통해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8장은 영성지도 사역의 동향을 살펴보고 미래를 위해 제안한다.



각 장의 주제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영성지도와 관련된 거의 모든 주제를 망라하고 있다. 이 사실은 두 가지를 전제하는데, 하나는 이 책이 다양한 주제를 망라하는 영성지도 개론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이 책이 그만큼 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영성지도 만남 안에서 실제로 어떤 대화가 이루어지며, 지도자는 어떤 질문과 반응을 보임으로써 피지도자를 도와주는지에 대해 이 책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영성지도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들이 처음 읽어야 할 책으로서 <영혼을 돌보는 영성지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치지 말고, 앞서 언급한 다른 참고서적들을 통해 영성지도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해가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이 책의 장점을 언급한다면, 북미지역의 영성지도 사역에 관한 가장 최신의 동향을 곳곳에서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번역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려고 한다. 먼저, 문학적인 차원에서 번역은 대체로 잘 되었다고 본다. 번역된 문장들이 이해하기가 쉽고 원문의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있다. 다음으로, 영성의 전문 용어의 번역 차원에서 지적해야 할 한 가지가 있는데, contemplation을 묵상으로 번역한 것에 대해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기독교 영성학자들은 기도의 방법에 있어서 묵상(mediation)과 관상(contemplation)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할 것을 권한다. 물론 기도의 실제에 있어서 묵상이 깊이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관상적 경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묵상과 관상의 경계가 애매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독교적 묵상은 기도하는 사람이 모든 정신적 기능을 활용해서 묵상의 대상에 대해 추리해보는 것이다. 반면, 관상은 모든 인간적 노력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활동에 온전히 내어맡긴 상태의 수동적 경험이라는데 영성학자들은 대체로 동의한다. 이냐시오식 말씀묵상기도인 “복음관상”과 아빌라의 데레사가 말하는 “능동적관상” 때문에 수동성이 약화된 관상을 묵상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묵상과 관상을 아예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만홍은 “옮긴이 머리말”에서 contemplation을 관상 대신 묵상으로 번역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그것은 오히려 기독교 영성학에 혼란을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이미 meditation을 묵상으로 이해하고 있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게 되면 “묵상기도” “묵상적 태도”라는 표현이 나올 때마다 혼란을 겪게 된다. 아울러, 이 책 181페이지에 나오듯이 “렉시오 디비나”를 설명할 때, 두 번째 단계인 meditation과 네 번째 단계인 contemplation을 똑같이 “묵상”이라고 번역을 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옮긴이가 차제에 contemplation을 반드시 관상으로 수정번역해줄 것을 권한다. 아울러, 앞으로 좀 더 정확한 번역을 위해 영성학자들의 자문 또는 감수를 받을 것을 권한다.



*오역 수정:

- 52 페이지, 리보의 에일레드는 20세기가 아니라 12세기 인물이다.

- 148 페이지, clearness committee는 “해명위원회”보다는 “명료위원회” 또는 “식별위원회”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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