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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상
날짜
10/04/24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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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나우웬과 함께 하는 영성 8 : 죽음과 돌봄 (이강학)
 
 

0.
인생에 가장 큰 도전은 죽음입니다. 죽음에 비하면 출생의 경험, 학교의 경험, 결혼의 경험, 자녀양육의 경험 등이 주는 두려움은 약한 것입니다. 그리고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 때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죽음이 오기 전에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고 지혜로운 일입니다. 나의 죽음을 상상해보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영성수련 방법입니다. 실제로 어떤 영성수련 프로그램에서는 직접 유서를 쓴 후 관 속에 들어가보는 체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 영성수련 체험 이전과 이후의 삶은 분명히 다릅니다.

1.
“잘 살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잘 죽기”입니다. 헨리 나우웬은 죽음과 관련해서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죽음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어떻게 나의 죽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게 할까?” “How can we prepare ourselves for our death in such a way that our dying will be a new way for us to send our and God’s spirit to those whom we have loved and who have loved us?”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나우웬의 답변의 핵심은 “죽음과 친해지기” befriending our own death입니다. 어떻게 죽음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다음에 소개하는 나우웬의 네 권의 책이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가장 위대한 선물Our Greatest Gift>, <거울 너머로 Beyond the Mirror>, <회상 In Memoriam>, <위로의 편지 A Letter of Consolation>.

2.
<우리의 가장 위대한 선물Our Greatest Gift>
죽음과 친해지기 위해 우리는 죽음에 대한 세가지 새로운 이해와 믿음을 지녀야 합니다. 첫째, 죽음은 우리를 하나님과 대면하도록 이끄는 고통스럽지만 축복된 통로입니다. “Death is the painful but blessed passage that will bring us face-to-face with our God.”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두번째로 다시 아기가 되어 두번째 탄생을 맞이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기의 특징은 완전한 의존에 있듯이,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육신은 연약해져서 아기처럼 누군가에게 완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됩니다. 아기가 자궁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오는 것이 고통과 축복의 동시경험인 것처럼, 죽음의 경험은 두번째 탄생으로서 비슷한 과정을 밟습니다. 둘째, 죽음은 다른 사람들과 다시 연대하는 기회입니다. 흔히 죽음은 이별을 가져다준다고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모든 인류는 죽음을 통해 다시 하나님 앞에서 동등한 형제자매로 만날 수 있습니다. 죽음은 세상의 모든 부와 권력, 아름다움과 명예를 벗기고 모든 사람을 다시 가난하게 합니다the poverty of dying.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누가복음 6:20). 그러므로, 죽음을 통해 우리는 천국에서 다시 동등한 형제자매로 만나 연대하는 축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세째, 죽음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가는 것은 너희를 위한 것이다. 내가 가지 않으면 성령이 오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면 성령을 너희에게 보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성령의 선물을 보내주셨습니다. 1614년부터 1691년까지 프랑스 깔멜 수도원에서 요리사로 구두수선사로 소박하게 살다 간 로렌스 형제는 그가 남긴 짧은 편지와 묵상글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의 영성생활에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생활하기”라는 그의 평생에 걸친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선물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나의 삶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선물이 되고 그들의 영성생활에 열매를 맺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3.
<거울 너머로>는 나우웬이 지나가던 트럭의 사이드미러에 치어 죽을뻔한 경험을 되돌아보며 쓴 글입니다. <회상>은 어머니의 임종을 회상하며 쓴 글이고, <위로의 편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쓴 편지입니다. 모두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귀한 깨달음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 몇가지만 여기에서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첫째, 인생에서 일어나는 “간섭들interruptions”은 일상을 넘어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새로 발견하게 하는 기회이자 초대입니다. “All of these interruptions presented themselves as opportunities to go beyond the normal patterns of daily life and find deeper connections than the previous safeguards of my physical, emotional, and spiritual well-being. Each interruption invited me to look in a new way at my identity before God” <거울너머로>. 흔히 교통사고를 만나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되면, 교통사고로 인해 못하게 된 일들에 대한 아쉬움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러나, 나우웬은 그 “트럭의 거울로 인한 간섭”이 죽음에 대해 묵상하는 귀한 기회가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거울”이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죽음에 직면했을때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고향 “home”에 돌아온 것같은 평화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 평화는 죽음에 대한 모든 두려움을 몰아 냅니다. 나우웬은 교통사고 이후에 임박한 죽음을 느꼈을때,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순수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어떤 거룩한 분의 임재를 가까이 느꼈고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두려워말라. 내가 너를 사랑한다.” “What I experienced then was something I had never experienced before: pure and unconditional love. Better still, what I experienced was an intensely personal presence, a presence that pushed all my fears aside and said, ‘Come, don’t be afraid. I love you.”

세째, 죽음을 평화롭게 맞이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사랑보다는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미움과 분노입니다. 내가 미워하고 분노했던 사람들을 용서하기, 내가 상처를 준 사람들로부터 용서받기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부담을 주는 과제인 것입니다. “The real struggle was not a matter of leaving loved ones. The real struggle had to do with leaving behind me people whom I had not forgiven and people who had not forgiven me.” 그러므로 죽음과 친해진다는 말은 곧 일상생활 속에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을 실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상대방을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의 죽음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물이 됩니다.

죽음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이해가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있게 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러분의 삶이 “죽음과 친해지는 삶”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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