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Jo BBS


작성자
주선영
날짜
10/04/1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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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
제 목
 밑그림(여교역자협의회 영적지도자 양성과정 소개)
 
 

다음 글은 '여교역자 협의회' 회지에 실릴 글이다. 2월부터 4월까지 있었던 영적 지도자 양성 과정의 초기 단계와, 앞으로 계속 개설될 과정에 대한 개략적인 밑그림을 소개한 것이다. 이강학 박사님의 영적지도에 대한 글과 여교역자 협의회에서 진행중인 영적지도자 양성 과정에 대한 소개글과 이 과정에 참가하신 분의 소감글이 함께 실린다고 한다.


작년 가을쯤인 것으로 기억된다. 여교역자협의회 측에서 ‘영적 지도자 양성 과정’에 대한 문의를 받은 것이. 전화를 끊고 나서 교회 근처 공원을 산책할 때 마음이 번잡스러워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적 지도자는 어떻게 되는가’는 물음에, 내 스스로 어떤 명확한 대답을 가지고 있지 않아 스스로 난감해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대원에 들어와 10여년이 넘도록 이 언저리에서 노닐고 있는 나는 한심스럽게도 영적 지도자가 되려는 목적으로 이 여정을 걸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공부하면 할수록 나는 교과서적인 영적 지도자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나를 통해 영적 지도자의 생김을 유추해 내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사실 은근 걱정도 되는 바다. 오히려 이제는 교과서에서 그려주는 영적 지도자의 모습 앞에서 그저 피식 웃을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하여튼, 나는 그저 이 길이 좋았다. 영성적 관점이 좋았고, 깊은 내적인 침묵 가운데 만나는 하나님이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대단할 것도 없는 소박하고 소탈한 그러나 근면하고 성실한 구도 정신으로 ‘지금 여기에’ 있는 자기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영성적 길이야 말로, 모든 것에 거품 가득한 우리 시대를 담백하게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갈망이라고 알아듣고 있다.


여교역자협의회에서 펼쳐지는 영적 지도자 양성 과정도 이런 맥락에서 흘러가게 되기를 바란다. 첫째는 영성적 관점과 태도의 측면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실제적인 영성수련적 측면에 관한 것이며, 셋째는 구체적인 영적지도방법에 대한 것이다. 영적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기도를 안내하고 내적인 차원에서 하나님과의 일치를 위한 도움을 준다는 측면을 넘어간다. 피지도자는 영적 지도자와의 관계 가운데서 성장하기 때문에, 영적 지도자의 자유로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영적 지도자는 인간과 하나님, 그리고 삶에 대해 보다 깊고 자유로운 관점과 태도를 가져야 함과 동시에, 삶의 모든 희노애락을 넘어 모든 인간적
인 것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진정으로 자유로운 존재가 되려는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이런 기본 태도 없이 양성된 영성 프로그램과 영적 지도 양성 과정은 본질에서 벗어난 이제껏 있었던 또 다른 프로그램의 하나로 전락되기 싶다. 무엇을 하느냐가 핵심이 아니라, 누가 하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작된 2월에서 4월까지의 과정은 구체적 개념을 준다기 보다는 커다란 개념의 틀 안에서, “관점”과 “태도”를 형성하기 위한 것에 큰 강조점이 있어왔다. 유해룡 교수님의 ‘기도의 본질’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한 ‘영
성이란 무엇인가’와 이강학 박사님의 ‘기독교 영성 훈련’, 오방식 교수님의 ‘영성과 목회’‘영적 지도란 무엇인가’ 주선영 전도사의 ‘묵상적 존재로서의 기도’와 유재경 목사의 ‘영성과 회심’이라는 주제가 그것이었다.


두 번째는 실제적인 영성수련적 측면에 관한 것이다. 영적 지도는 어떤 특정한 기도 방식에 메이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과 일치를 이루어 가는 여정에서 기도는 언제나 핵심에 자리하게 된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을 보다 깊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만나려고 하지 않고 하나님을 삶에서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을 영적으로 지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 영성 사역의 한계와 어려움이 그늘처럼 따라온다. 열렬한 갈망을 가진 사람만을 선별하여 영적지도 사역을 펼쳐나갈 수 없는 것이 한국교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영적 지도자는 하나님을 의식하는 기도, 하나님과 인간이 상호 전달적 관계를 맺는 기도에 익숙해야 할 뿐만 아니라, 좋아해야 하고, 거기에서 힘과 위로를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4월까지의 과정을 통해, ‘복음관상’, ‘향심기도’, ‘렉시오 디비나’라는 ‘묵상기도’의 굵직한 양태를 조금씩 경험하였다. 이제 다음 과정은 8월에 열리는 6일 피정을 시작으로 하여, 8개월의 『영신수련』과정으로 들어간다. 이는 영성적 인간 존재를 향한 유쾌한 수련의 시작이 될 것이고, 이 과정을 걸어가는 분들은 영적 지도자와의 만남을 통해 영적 지도가 무엇인지 존재 대 존재의 경험으로 배워나가게 될 것이다. 사실, 그
이상의 배움은 없다. 그것을 알아들을 수 있는 눈들이 떠지시길.


세 번째는 구체적인 영적지도방법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앞선 과정이 마친 뒤에, 영적 지도를 통해 한 사람의 영적인 여정을 진지하게 동반하기 위한 실제적인 배움과 경험을 위한 장으로 나아갈 것이다. 영적 지도의 기본적인 신학과 영적 지도 상황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요소들, 구체적인 실습, 구체적인 영성 훈련의 정황과 일상에서의 영적지도, 무엇보다 영적 지도자 자신에 대한 철저한 성찰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개인적으로 여러 선배님들의 기도 내용을 들여다보고, 또 여러 질문들에 글로 답을 해 나가면서, 참으로 깊은 마음의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메일로, 편지로, 노트로 그 성실함과 열망을 표현해 주신 선배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 기도 내용을 읽을 때 마다, 오늘도 변함없이 인간을 사랑하시고 어떻게든 힘과 용기를 주어 자기 삶을 충실히 걸어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꿈을 꾼다. 사무총장님과 함께. 다섯 분, 아니 단, 세분만이라도 여교역자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영적 지도를 해 나가실 수 있는 분들이 태어나기를. 그래서 그분들에게 이 모든 것을 넘겨드리고 속히 그늘로 사라
지기를. 무엇보다 천성적으로 게으른 놈과 함께 지난 과정을 이끌어 오시느라 애 타셨을 사무총장님과 간사 목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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