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Jo BBS


작성자
정재상
날짜
11/05/31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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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2
제 목
 목회에 도움이 되는 영성훈련에 관한 서적들 (이강학)
 
 



(* 이 글은 <목회와 신학> 2011년 3월호에 실린 "북리뷰"입니다)




이강학 (횃불 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대학교, 영성교수)




1. 들어가는 말



한국개신교는 부흥사경회와 제자훈련을 거쳐 이제 영성훈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찍이 말씀을 통해 영혼의 갈증을 채워주던 부흥사경회는 부흥사들의 세속적 욕망을 채우는 경연장이 되었다는 인식이 늘어가고 있고, 예수님의 제자들을 길러내던 제자훈련은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모범이 되는 스승들을 찾지 못해 그 추동력을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어난 한국 개신교의 “영성훈련”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하나님을 향해 더욱 깊어지려는 갈망에서 비롯되었다고 필자는 본다.



영성훈련 (또는 영성수련) 은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는 우리의 의지의 구체적인 표현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것이지만, 다행히 하나님은 성경과 기독교 전통을 통해 우리에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거룩한 은총의 수단들 즉 영성훈련들을 알려주셨다.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만나려는 의지와 갈망이 있다면 우리가 가장 먼저 실천해야할 것이 바로 이 영성훈련들이다. 목회자가 탈진에 이르는 것은 숨 쉬듯 해야 하는 영성훈련을 소홀히 했거나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분주한 스케줄이 영성훈련의 걸림돌이 된다면, 해결책은 영성훈련의 축소가 아니라 스케줄의 단순화에 있다.



이 글에서 소개되는 영성훈련 관련 서적들을 처음 접하는 목회자들은 이 책들을 볼 때 목회 현장에서 활용할 새로운 방법들을 알려주는 책들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을 추구하는 깊은 갈망에서 시작된 목회자의 개인적인 내적 여정을 잘 안내해줄 수 있는 책들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은 이 서적들에서 소개되는 영성훈련들을 교회에서 평신도들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적용해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성훈련 강의에서 종종 목회 현장에서 평신도들에게 이 영성훈련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목회자들을 자주 접한다. 그런데 사실 많은 경우에 질문하는 목회자들이 영성훈련들을 오랫동안 실습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적인 이해가 결여되어 있었다. 목회자가 먼저 오랜 기간의 실습을 통해 어떤 영성훈련이 나에게 잘 맞는지를 또는 하나님께서 나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시는지를 식별한 후에 평신도들에게 소개하고 안내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영성훈련을 통해 갖게 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영적경험들은 반드시 식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일대일 또는 소그룹 영성지도(또는 영적지도, 영성안내, 영적동반, 영혼의 친구)를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균형 잡힌 영성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영성훈련 관련 서적들 분류



최근에 영성에 대한 관심이 깊어짐과 동시에 영성훈련을 소개하는 좋은 책들이 다수 번역되고 있다. 이 중 목회자들에게 도움이 될 대표적인 책들을 아래에 제시한다. 영성훈련 관련 서적들을 분류하면 크게 ‘다양한 영성훈련들을 소개하는 책들’과 ‘한 가지 영성훈련을 깊이 있게 다루는 책들’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에 해당되는 책들은 영성훈련의 총론을 다룬다면, 두 번째 책들은 각론을 다루고 있는 셈이다.



이 책들을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영성훈련들을 소개하는 책(총론)을 한 권 선정해서 거기에 나오는 몇 가지 영성훈련들을 실습해본다.

(2) 그 중 나에게 잘 맞는 한두 가지 영성훈련을 선택한다.

(3) 그 영성훈련을 깊이 설명해주는 책(각론)을 읽으며 실습의 깊이를 더해간다.

(4) 영성훈련을 하면서 경험하는 것을 나누고 함께 성령의 역사를 식별할 수 있는 영성지도자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5) 마지막으로 혹시 실습하는 중에 거부감이 드는 영성훈련이 있다면 사용하는 책의 저자가 다른 신학적 견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거나 저자가 외국인이라서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오는 불편함 일 수 있다. 거부감이 드는 영성훈련이 있다면 그것을 억지로 계속 할 필요는 없다.




1) 다양한 영성훈련들을 다루고 있는 책들: 영성훈련 ‘총론’



(1) 애들 알버그 칼훈, <영성훈련 핸드북>, IVP

; * 뒤에서 자세하게 소개함.



(2) 게릿 스콧 도슨 외, <소그룹 영성형성훈련>, 은성

; 6명의 유명한 미국 영성지도자들이 함께 쓴 영성훈련 안내서이다. 소그룹에서 5가지 주제를 가지고 28주 동안 함께 영성훈련을 해나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5가지 주제는 a. 여행의 시작 (삶을 나누기), b. 그리스도의 정신 (말씀 묵상), c. 깊은 기도 (중보기도, 시편기도, 관상기도 등), d.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 e. 영적지도 등이다. 지도자용과 학습자용이 따로 출판되어 있다.



(3) 최일도, 김연수, <영성수련의 실제>, 다일

; 한국인 저자들에 의해 쓰여진 본격적인 영성훈련 안내서이다. a. 침묵수련, b. 고독수련, c. 묵상수련 (추리와 상상을 통한 묵상 외), d. 기도수련 (음성기도, 기도문 기도), e. 청빈수련, f. 금식수련, g. 예수이름기도, h. 시편기도 등 8가지 영성훈련을 자세한 안내문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4) M. 로버트 멀홀랜드, <영성여행 길라잡이>, 살림

; 감리교의 신학적 배경에서 쓰여진 영성훈련 책이다. 영성형성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는 과정”이라는 정의 아래에서 영적 여정을 설명한다. 내용 중에 고전적 영성훈련들로서 a. 기도, b. 영적 독서, c. 렉치오 디비나 (렉시오 디비나), d. 예전 (예배, 매일기도, 공부, 금식, 수련회 등을 포함) 등을 소개하며 공동체적 영성, 사회적 영성을 통해 통전적인 영성을 지향하도록 안내한다. 실습을 위한 안내문을 따로 싣지는 않았다.



(5) 대니얼 월퍼트, <기독교전통과 영성기도>, 은성

; * 뒤에서 자세하게 소개함.



(6) 헨리 나우웬,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헨리 나우웬의 7가지 영성훈련>, 두란노

; * 뒤에서 자세하게 소개함.



(7) 메조리 톰슨, <영성훈련의 이론과 실천>, 은성

; 장로교인들을 위해 쓰여진 영성훈련 책이다. 각 장별로 이론적인 설명과 영성훈련 안내가 적절하게 잘 배치되어 있다. 영성훈련들은 8가지로 정리되어 있는데, a. 말씀묵상 (렉시오 디비나), b. 기도 (중보기도, 시편기도, 관상기도 - 임재의 기도, 마음의 기도, 예수기도, 집중기도, 호흡기도), c. 공중예배, d. 금식, e. 자기성찰과 고백, f. 환대, g. 생활규칙 (Rule of Life) 등이다. 장로교의 전통적인 은총의 수단들과 기독교 전통의 영성훈련들을 잘 배합하였다. 부록에는 소그룹 모임을 위한 안내문을 제시하고 있다. 10 주에 걸쳐 소그룹으로 영성훈련을 해나가기에 좋은 교재이다.



(8) 리처드 포스터, <영성고전산책>, 두란노

; 영적고전들을 묵상하면서 12가지 영성훈련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리차드 포스터는 12가지 영성훈련들을 세 가지 주제 하에 다음과 같이 분류 한다:

[내적훈련] a. 묵상, b. 기도, c. 금식, d. 연구,

[외적훈련] e. 단순함, f. 고독, g. 순종, h. 섬김,

[공동체훈련] i. 고백, j. 예배, k. 영적인도, l. 축제의 기쁨 등이다.

각각의 영성훈련들은 4개의 영적고전들을 묵상하면서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 장 말미에 묵상을 위한 질문들을 싣고 있다.




2) 한 가지 영성훈련을 깊이 다루고 있는 책들: 영성훈련 ‘각론’



(1) 로렌스 형제, <하나님의 임재 연습>, 두란노

;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고전이다.



(2) 실레스터 스노우버, <몸으로 드리는 기도>, IVP

; 기도에 있어서 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3) 이경용, <말씀묵상기도>, 스텝스톤

; 렉시오 디비나를 개신교 환경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부록에는 1박2일 또는 2박3일의 일정으로 어떻게 말씀묵상 수련을 할 수 있는 지를 예들을 제시하고 있다.



(4) 앤 브로일즈, <영성일지 기록하기>, 은성



(5) 이세영, 이창영, <향심기도 수련>, 분도출판사



(6) 허성준,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분도출판사



(7) 제네트 바크, <거룩한 초대>, 은성

; 영성지도도 하나의 영성훈련이다. 이 책은 영성지도를 소개해주는 개론서이자 필독서이다.



(8) 유해룡, <기도체험과 영적지도>,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

; 기도와 영성지도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부록으로 복음서 묵상을 위한 안내문이 있어서 유용하다.



(9) 로즈마리 도어티, <그룹영성지도: 분별을 위한 공동체>, 로뎀

; 영성지도를 소그룹으로 할 경우에 도움이 되는 지침서이다.




3. 세 권의 추천 서적들

위에서 소개한 영성훈련 책들이 모두 유익한 점들이 있지만, 지면 관계상 그 중에서 세 권만 뽑아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도록 하자.




(1) 헨리 나우웬,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헨리 나우웬의 7가지 영성 훈련 (Spiritual Formation: Following the Movements of the Spirit)>, 두란노



필자가 강의할 때 헨리 나우웬의 책을 소개하면 꼭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왜 우리가 로마 가톨릭 신부의 책을 읽어야 하나요?” 사실 이 질문은 5년 전 (2006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필자가 헨리 나우웬 10주기 기념 학회에서 발표한 소논문의 질문이기도 했다. 그때 미국에서 온 복음주의 교회 출신의 다른 발표자도 똑같은 질문을 연구주제로 삼았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교파를 막론하고 헨리 나우웬은 현대 영성가로서 대단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현상에 대한 필자의 답은 간단히 말해서 이렇다. 헨리 나우웬의 글을 통해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로마 가톨릭의 신부가 아니라 목회 상담가라는 것이다.1) 그가 사용하는 언어는 신학자의 언어가 아니라 목회상담가의 언어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글을 읽을 때 신학적 센서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과 치유의 정서가 작동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나우웬의 교단적 배경에서 오는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그의 글을 접하면 치유와 위로와 희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두려움에서 사랑으로>는 나우웬의 사후에 나온 책이다. 편집자들이 그의 미발행 글들을 영성형성(spiritual formation)이라는 주제에 맞게 재구성했다. 편집자들의 의도는 정확하게 나우웬의 집필 방향과 일치한다. 즉, 편집자 (마이클 크리스텐슨)가 올바로 이해했듯이 나우웬은 영성생활을 “이행”(movements, 내적움직임)으로 이해했다. <영적발돋움>, <기도의 사람 머튼>, <여기 지금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탕자의 귀향>, <영성의 씨앗>, <모든 것을 새롭게>, <긍휼>, <마음에서 들려오는 사랑의 소리>, <라이프싸인>, <죽음, 가장 큰 선물> 등 나우웬의 모든 저서들은 진자운동처럼 반복하지만 점점 향상되는 내적 움직임들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영적 발돋움>은 3가지의 내적 움직임을 다루는데, a.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b. 적대감에서 환대로, c. 환상에서 기도로 가는 움직임들이다.



<두려움에서 사랑으로>에서 나우웬은 7가지의 영적 움직임을 도와주는 영성훈련을 소개하고 있다. 그 7가지 영적 움직임이란 a. 불투명에서 투명으로, b. 망상에서 기도로, c. 슬픔에서 기쁨으로, d. 원망에서 감사로, e.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f. 배척에서 포용으로, g. 죽음을 부정하는 것에서 죽음과 친구가 되는 것으로 등이다. 각 장 말미에 실습을 위한 안내문을 싣고 있어서 무척 유용하다. 이 실습 안내문은 나우웬이 강조한 영적성장을 위한 영성훈련들 즉, 성찰, 거룩한 독서 (lectio divina), 거룩한 관찰 (visio divina)등을 복합적으로 잘 버무리고 있는데, 특히 거룩한 관찰을 위해 나우웬이 즐겨 묵상했던 그림들을 칼라로 부록에 싣고 있는 것은 이 책만이 지닌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과 감정, 그리고 시각을 활용한 영성훈련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나우웬은 어느 한 가지 영성훈련 방법만을 집중해서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의 글과 실습 안내문을 보면 다양한 묵상법들이 그 안에 녹아들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시작하는 주를 포함해서 8주 동안 한 주에 한 장씩 개인적으로 또는 소그룹으로 함께 실습해나간다면 좋을 것이다.




(2) 대니얼 월퍼트, <기독교 전통과 영성기도>, 은성



필자는 이 책의 저자 대니얼 월퍼트 목사를 샌프란시스코 신학교 영성지도 훈련 프로그램(Diploma in the Arts of Spiritual Direction, DASD) 에서 만났다. 그때 그는 2박3일의 영성훈련 일정을 안내 했는데 큰 키와 과묵한 성격, 중후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월퍼트 목사는 미네소타주에 있는 한 장로교 교회에 담임목사로 있으면서 5년 동안 ‘영성목회’를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었다. 여기에서 ‘영성목회’란 기독교 전통에 나오는 영성훈련들을 위주로 목회를 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도 장로교 교회에서 영성목회를 시도한다는 것은 무척 용기 있고 새로운 시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월퍼트 목사는 영성목회를 통해 스스로도 행복하고 성도들도 깊은 영성을 소유한 교회공동체를 일구었으며 교인들과 함께 영성훈련센터를 세워 방문하는 다른 기독교인들의 영적여정도 돕기에 이르렀다. 그 영성목회의 결실이 바로 이 책 <기독교 전통과 영성기도 (Creating a Life with God: The Call of Ancient Prayer Practices)>이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영성목회에 부르심을 인식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월퍼트가 이 짧으면서도 깊이가 있고 균형 잡혀 있는 책에서 소개하는 12가지 영성훈련은 4가지의 주제 아래 다음과 같이 분류되어 있다:




[기초적인 기도 방법들] a. 독거와 침묵, b. Lectio Divina, (렉시오 디비나 또는 말씀묵상기도);

[정신적인 기도 방법들] c. 예수기도, d. 부정의 기도 (향심 기도), e. 규문 (의식 성찰), f. 창조력과 하나님 (예술을 사용한 기도), g. 일지쓰기;

[몸을 사용하는 기도 방법들] h. 몸으로 드리는 기도, i. 하나님을 향해 걸어감 (걷기 묵상);

[세상 속에서 기도하는 방법들] j. 자연 안에서 기도하기, k. 기도와 세상에서의 삶, l. 기도하는 공동체.




이 책은 각 장마다 해당 영성훈련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영적동반자들을 기독교 전통에서 찾아 인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막교부들과 함께 ‘독거와 침묵’에 대해 알아보고, 베네딕트를 통해 ‘렉시오 디비나’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한 영성훈련의 역사적 배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본문에도 실습 안내가 자세히 되어있지만, 부록에 개인적으로 또는 소그룹으로 할 수 있는 실습을 위한 안내문을 다시 싣고 있다. 이 안내문을 활용해서 12주 동안 개인적으로 또는 소그룹으로 함께 실습을 해나간다면 좋을 것이다.




(3) 애들 알버그 칼훈, <영성훈련 핸드북>, IVP



기독교 전통에서 활용한 영성훈련들을 모두 담아 놓은 책이 있을까? 바로 애들 알버그 칼훈의 <영성훈련 핸드북>이 그것이다. 제목에 나오는 “핸드북”이라는 표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책은 기독교 전통에 나오는 모든 종류의 영성훈련들을 총 망라하고 있다. 즉, 일곱 개의 주제 아래 총 62가지나 되는 영성훈련들을 실습 안내문과 함께 소개한다. 실습 안내문이 있으므로 바로 실습에 들어갈 수 있다. 그 일곱 개의 주제는 WORSHIP이라는 영문표기로 요약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다:




a. 예배하기 (Worship) (성만찬, 예배 포함 6개의 영성훈련),

b. 하나님께 나를 열기 (Openness) (관상, 반추, 일기 쓰기 포함 11개),

c. 거짓 자아 포기하기 (Relinquishment) (자기성찰, 분별, 영성지도 포함 8개),

d. 다른 사람들과 내 삶을 나누기 (Sharing) (멘토링, 영적 친구 포함 12개),

e. 하나님의 말씀 듣기 (Hearing) (묵상 포함 4개),

f.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 (Incarnating) (환경 돌보기 포함 7개),

g. 기도하기 (Praying) (호흡 기도, 향심 기도, 관상 기도 포함 14개).




62개의 영성훈련들은 각각 “열망”, “정의”, “성경 구절”, “실천 내용”, 그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열매”를 제목으로 하는 도표와 함께 시작한다. 이 도표는 자칫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교재 앞에 나오는 “단원 요약”과 같은 인상을 주긴 하지만 각각 영성훈련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는 점에 있어서 무척 유용하다. 특히 영성훈련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열망’(desire, 갈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이 책을 신뢰하게 된다. 그리고 도표에 요약된 “하나님이 주시는 열매” 목록은 영성훈련을 할 경우 받을 가능성이 있는 은총의 내용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 있어서, 은총은 순전히 하나님의 영역이긴 하지만, 영성훈련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핸드북>의 부록에는 이 책을 활용해서 소그룹으로 8주에 걸친 영성훈련을 해나갈 수 있도록 유용한 자료들을 싣고 있다: “영적 성장 계획표”, “교회를 위한 영성 훈련 8주 계획”, “영적 멘토를 위한 조언”, “소그룹을 위한 <영성 훈련 핸드북> 사용법” 등등. 이에 따르면 첫째 주는 영성훈련의 목적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주간이고, 둘째 주부터는 각 주에 아래에 있는 영성훈련들 중 하나를 골라서 각자 실습한 후에 모임에서 서로 나누는 식으로 진행해간다. 다시 말해서, 62가지의 영성훈련들을 모두 하는 것은 아니라 훈련받는 사람이 해당 주제 아래에 있는 영성훈련들 가운데 한두 가지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핸드북>이 다양한 영성훈련을 소개해주고 실습을 도와주는 점에서는 유용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있다. 각각의 영성훈련이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너무 짧다. 영성훈련은 그것이 형성된 영적 공동체의 역사 및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배경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또, <핸드북>이 가장 많은 영성훈련을 담고 있기는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락되거나 소홀히 여겨진 영성훈련들이 여전히 있다. 동방정교회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예수기도”를 누락시켰고, “복음서 묵상/관상”을 “거룩한 독서”라는 영성훈련 안에 한 부분으로 포함시킴으로써 그 중요성을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WORSHIP이라는 범주에 맞추려다 보니까 영성훈련의 범주가 작위적이 된 점도 있다. 다섯 번째 주제인 “하나님의 말씀 듣기”라는 범주 아래에 있는 “경건한 독서”(렉시오 디비나)는 사실 일곱 번째 주제인 “기도하기” 아래에도 들어갈 수 있는 영성훈련이다. 렉시오 디비나는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범주로 나눌 수 없다.




4. 나오는 말



필자는 대학생 시절에 한 대학생 선교단체에서 성경을 공부하며 기독교인이 되었고, 이후에 다양한 제자 훈련을 받으며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통성기도, 대화식 기도, 성령체험, QT와 소감쓰기, 일대일 또는 소그룹 성경공부, 성경통독, 영적고전읽기, 예배, 찬양, 봉사활동, 선교 등의 영성훈련들이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필자의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되었음을 확신한다. 그렇지만, 그 후에 기독교 영성을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실습하면서 기독교 전통에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주신 다양한 영성훈련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실습하면서 더욱 넓고 더욱 깊은 곳에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다. 어린아이가 성장하면 어렸을 때의 일을 버리고 새로운 관점과 방법으로 사물을 보고 사람을 사귀듯이, 기독교인도 영적으로 성장하면 하나님과 의사소통하는 방법도 점진적으로 바뀌게 되어있다. 기도 내용도 자기몰두적 기도에서 자기초월적 기도로, 이기적 청원에서 이타적 청원으로 바뀐다. 기도 방법도 정신적으로 이성 또는 감정 만을 사용하는데서 나아가 기억과 상상력을 사용하며 몸의 다양한 감각과 기능들을 사용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예배 또는 기도시간 뿐만아니라 하나님의 현존을 언제나 어디에서나 알아차리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런 차원에서, 하나님과 더욱 깊고 넓은 사귐을 갖고 싶은 갈망이 있는 목회자들이라면, 다양한 영성훈련들에 마음을 열고 실습해봄으로써 새로운 차원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해보기를 진심으로 초청한다.




** 참고로 번역자는 책의 표지와 본문 일부에서 헨리 나우웬을 “예수회 사제”로 소개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는 예수회 소속이 아니라 네덜란드 천주교의 교구 사제 출신이다. 영어 원문 어디에도 예수회 사제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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